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2026년 10월 12일 공개된 BBC 'Big Boss Interview'에서 AI 규제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지금은 세탁기가 AI보다 더 많은 안전 규칙의 적용을 받고, 슈퍼마켓의 우유 한 팩도 안전 검사를 거치지만, 그보다 훨씬 강력하고 위험한 AI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구속력 있는 글로벌 규칙 세트를 제시하며 업계 자율 규제만으로는 더 이상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요구하는 다섯 가지
스미스의 요구는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나라마다 따로 쓰는 방식이 아닌 글로벌 차원의 AI 안전 규칙. 둘째, 강제 사고 보고. AI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기업이 법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셋째, 피해자 통지 의무. 통제를 벗어난 에이전트가 어떤 조직의 시스템에 침입하면 피해 측에 알려야 한다. 넷째, '비상 브레이크'. AI 시스템의 행동이 선을 넘을 때 멈추거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장치. 다섯째, 독립 평가자. 일부 AI 제품은 출시 전에 회사 밖의 평가자가 먼저 심사해야 한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자율 규제는 지킬 마음이 있는 기업만 묶을 뿐이고, 정말 걱정해야 할 대상은 책임감이 덜한 업체들이라는 것이다.
왜 지금이고, 왜 영국을 지목했는가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9월 말 OpenAI, Anthropic, 엔비디아, SpaceX, Meta, 구글 경영진은 백악관과 자율적 성격의 업계 문서에 서명해 독립 감사 기관과 협력하기로 한 참이었다. 스미스는 그 발걸음을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입장은 업계 자율 규제를 선호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과 정반대다. 행정부의 계산은 규칙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미국 기업의 손발을 묶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가 글로벌 규칙의 견인차로 영국을 꼽는 이유는 영국 AI 안전 연구소(AISI)가 이미 자율 협약을 통해 여러 프런티어 모델의 출시 전 테스트 권한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가 앞서 전한 영국 AISI의 출시 전 테스트 권한 회복이 바로 그 틀의 최신 장면이다. 인터뷰 공개 이틀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도 비슷한 안전 호소를 내놓은 바 있다.
주장은 법이 아니다,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리는 볼 만하다
구분해 둘 점이 있다. 이 다섯 가지는 현재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의 공개 주장일 뿐 어느 나라의 발효된 법도 아니며, 실현되려면 각국 입법이나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인터뷰 공개 시점까지 OpenAI, Anthropic, Google DeepMind는 다섯 가지 제안에 항목별 상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저울에 함께 올릴 또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자신의 위치다. 이 회사는 프런티어 모델의 투자자인 동시에 은행, 의료, 정부 같은 규제 산업에 AI 플랫폼을 파는 사업자이며,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규칙은 컴플라이언스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렇다고 안전 주장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발언을 평가할 때는 주장하는 측의 사업적 위치도 함께 봐야 한다. 진짜 신호는 인터뷰가 아니라 워싱턴과 런던이 사고 보고와 출시 전 평가를 구속력 있는 문안으로 적어 넣는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