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미국 동부시간 2026년 9월 27일 밤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갖는다. 두 사람이 일대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찬 일정은 Axios가 처음 보도했고, TechCrunch가 아모데이의 측근을 통해 확인했다. 같은 주말 아모데이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새 시즌 첫 회에서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방송은 그를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AI를 계속 만드는 모순적인 인물"로 그렸다.
오늘 밤 만찬이 주목받는 이유
이 만찬의 무게는 식사 자체가 아니라 테이블 양쪽에 앉은 두 사람에 있다. 지난 몇 달간 아모데이와 트럼프는 AI 안전 논쟁에서 정반대편에 서 있었다. 아모데이는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 최소한 더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트럼프는 AI에 대한 반발이 민주당이 꾸며낸 사기극이라고 근거 없이 주장하며 이 기술을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부르자고 하고 있다.
두 사람의 대립은 탁상공론이 아니다. 연방정부의 예산과 계약에 직접 닿아 있다. 비공개 만남이 성사됐다는 것은 논쟁이 공개 설전에서 대면 협상으로 옮겨갔다는 뜻이다.
'공급망 리스크' 지정에서 만찬까지: 지난 1년간 있었던 일
두 사람의 관계는 올해 들어 틀어졌다. 국방부는 Anthropic이 자사 기술의 사용에 가드레일을 두려고 한 것을 이유로 이 회사를 '공급망 리스크'로 지정했고, Anthropic은 현재 법정에서 이 지정에 맞서 싸우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목소리인 것은 아니다. Anthropic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부 인사도 있다.
눈여겨볼 점은 백악관이 AI 모델의 수출과 공유 문제에서 최근 들어 점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OpenAI와 Anthropic의 신모델을 영국과 공유하기 전에 미국의 심사를 받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보면 이번 만찬은 직접적인 정책 탐색전에 가깝다. 대통령이 알고 싶은 것은 '속도를 늦추자'를 내건 이 연구소가 정부의 속도에 어디까지 맞출 생각인지다.
식탁에 오를 진짜 의제
만찬의 의제는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지만, 예상되는 주제는 어렵지 않게 그려진다. 국방부의 '공급망 리스크' 지정 이후의 후속 조치, 연방 기관의 Anthropic 모델 도입 전망, 그리고 정부가 AI 안전 약속에 어디까지 개입할 생각인지 등이다.
한 번의 만찬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공개 설전 끝에 '직접 만나 이야기하자'가 됐다는 것 자체가 신호다. 신중 노선을 일관되게 주장해 온 아모데이에게는 안전론을 대통령 본인에게 직접 전달할 기회이고, 트럼프에게는 이 연구소가 정책 운영의 걸림돌이 될지를 가늠할 기회다. 결과는 만찬 후 양측의 공개 발언을 보면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