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4일, 앤스로픽과 스페이스X가 연산 능력 협력에 합의했습니다. 앤스로픽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1'의 연산 능력을 전부 사용하게 됩니다. 이 시설에는 엔비디아 칩 22만 개 이상이 설치돼 있으며, 한 달 안에 앤스로픽에 300메가와트의 신규 용량을 제공합니다. 30만 가구 이상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합니다. 이번 협력으로 클로드의 연산 능력 병목이 직접 해소됐고, 앤스로픽은 곧바로 유료 클로드 코드 요금제의 속도 제한을 두 배로 높이고 프로와 맥스 계정의 피크 시간 사용량 상한을 없앴습니다.
머스크는 왜 경쟁사에 빌려주는가
이번 거래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계약 당사자들의 면면입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공동 창업자로, 지금은 오픈AI가 비영리 사명을 저버렸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연산 능력을 빌려준 상대는 오픈AI의 경쟁사입니다. 머스크는 X에 올린 글에서 지난주 앤스로픽 경영진과 시간을 보낸 뒤 결정을 내렸다며, 클로드를 '인류에게 이로운 것'으로 만들려는 앤스로픽의 노력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무도 내 악의 감지기를 작동시키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상장을 준비하는 스페이스X 입장에서도 앤스로픽은 간판 고객입니다.
사용자가 당장 얻는 것
클로드 사용자에게 변화는 즉시 체감됩니다. 유료 클로드 코드 요금제의 속도 제한이 두 배가 되고, 프로와 맥스 계정은 더 이상 피크 시간 사용량 상한에 묶이지 않으며, 개발자는 클로드 오퍼스 모델에 대한 요청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됩니다. 앤스로픽은 같은 날 클로드의 새 기능 '드리밍' 연구 프리뷰도 시작했습니다. 에이전트가 세션 사이에 작업을 되돌아보고, 패턴을 발견하며, 사용자 선호도를 기록하는 파일을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다. 다만 추가된 300메가와트가 얼마나 버틸지는 클로드 사용자 증가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앤스로픽은 이미 9,000억 달러에 가까운 장기 연산 능력 비용을 확정한 상태이며, 연산 능력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협력에는 더 먼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양측은 수 기가와트 규모의 우주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머스크가 오래 추진해 온 목표이자 스페이스X 기업 공개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주 데이터센터는 비용이 매우 높고 기술적 난이도도 커서, 당분간은 의향 단계에 머무를 것입니다. 당장 더 현실적인 관전 포인트는 콜로서스 1 전체를 손에 넣은 앤스로픽이 제한 완화 약속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