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 지출은 2026년 9월 1,768억 달러에 달해 1년 전 330억 달러에서 급증했다. 11월 3일 Menlo Ventures는 네 번째 연례 '기업 AI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며 성장은 신규 기업의 진입이 아니라 기존 사용자의 지출 증가에서 왔고, 일의 주역이 사람에서 에이전트로 바뀌었다고 직접적으로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9월 8일부터 26일까지 Morning Consult가 40억 달러가 넘는 AI 지출을 책임지는 미국 기업 의사결정자 약 40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총액 수치는 조사와 공개 실적, 제3자 보고서를 결합한 Menlo의 상향식 추정치다. AI를 도입한 기업 비중은 55%에서 65%로 오르는 데 그쳤지만 기업 평균 지출은 작년의 4.7배에 달해 당초 계획이던 1.9배를 크게 웃돌았다. 즉 예산은 신규 고객이 아니라 실제 사용량에 밀려 올라갔다.
돈이 어디에 쓰였나: 코딩이 가장 많고 3개 사가 70% 가까이 차지
애플리케이션 지출은 약 770억 달러로 작년 190억 달러에서 늘었다. 코딩이 340억 달러, AI 비서와 생산성 도구가 250억 달러로 두 항목이 애플리케이션 지출의 76%를 차지한다. Anthropic, OpenAI, Google 3개 사는 배포 지출의 69%를 차지해 작년 50%에서 상승했다. 대형 언어 모델 API 지출만 보면 Anthropic 점유율은 40%에서 55%로, OpenAI는 27%에서 31%로 올랐고 Google은 21%에서 9%로 떨어졌다. 집중도가 높아지는 만큼 업체 선택을 잘못했을 때의 대가도 커지고 있다.
에이전트가 사용량을 장악: 토큰의 80%는 더 이상 사람이 보내지 않는다
개발자들이 흔히 쓰는 모델 라우팅 플랫폼 OpenRouter에서는 에이전트가 생성한 토큰이 80%를 차지해 인간 사용량의 약 7배에 달했다. 에이전트 사용량은 2026년 2월 인간을 앞질렀고 이후 37배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인간 사용량은 5배 증가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 변화를 '고객이 이제 기계가 됐다'고 표현한다. 구매와 호출, 지출 결정이 점점 에이전트에 의해 촉발되면서 인원 기준으로 예산을 짜던 옛 방식은 통하지 않게 되고 있다.
숫자를 읽는 법: 추정에는 전제가 있으니 결론을 과장하지 말 것
Menlo는 달러 총액이 추정치이지 감사받은 수치가 아니며, 자사가 Anthropic과 OpenRouter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보고서에 밝혀 점유율 수치는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지출만 집계했을 뿐 1,768억 달러가 얼마나 많은 생산성을 가져왔는지는 증명하지 않았다. 기업에 더 실용적인 결론은 세 가지다. 먼저 에이전트의 사용량과 비용 상한을 정하고, 코딩 같은 고빈도 용도에서 실제 수익을 확인한 뒤, 모든 것을 한 업체에 걸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