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k Bot의 새로운 기능은 2026년 10월 25일에 공개됐다. 이날 xAI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X에서 Grok Bot이 이제 사용자를 대신해 개인이나 기업에 전화를 걸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요청한 내용을 전달하고, 통화 중 상대방의 답변을 기록한 뒤, 마지막으로 통화 요약을 사용자에게 보낸다. 사용자는 전화가 연결될 때까지 옆에서 기다릴 필요도, 나중에 기억에 의존해 결과를 되풀이할 필요도 없다. 전화라는 일 자체가 처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에이전트에게 맡겨지게 됐다.
맡긴 뒤 전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흐름은 네 단계다. 먼저 사용자가 누구에게, 무슨 일로 전화하는지를 분명히 말한다. 그러면 Grok Bot이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요청을 전달한다. 통화 중에는 핵심 답변을 기록하고, 통화가 끝나면 요약을 사용자에게 보낸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대기, 음성 메뉴 버튼 누르기, 연결 전환 뒤 계속 이어가기 같은 전화에서 흔한 과정도 포함돼, 중간에 사용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머스크의 게시물은 이 큰 줄기만 설명했을 뿐, 어떤 요금제가 대상인지, 어느 국가와 지역에서 쓸 수 있는지, 상대방 화면에 어떤 번호가 표시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전 Grok 음성 기능과는 다르다
차이는 방향에 있다. 2026년 10월 14일에 공개된 Grok Voice 3.0은 사용자가 AI와 어떻게 대화하는지를 푸는 음성 모델이고, 그 이전의 Grok Bot 음성 통화도 사용자가 Bot에게 직접 말하는 방식이었다. 10월 25일의 발표는 그 반대다. Bot은 사용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를 대신해 상대방에게 말을 걸러 간다. 전화 건너편에 있는 것은 실제 사람이나 실제 기업이며, 이 한 걸음으로 에이전트의 행동은 화면 안에서 전화선 너머로 넓어졌다.
채팅 입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 아닌 이유
전화를 따로 다룰 가치가 있는 것은 온라인 절차가 막히는 마지막 단계가 거기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정 변경, 재고 확인, 예약 확정, 사후 지원 문의 같은 일은 매끄러운 온라인 창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 전화를 걸고 연결을 기다린 뒤 사람과 한 문장씩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앱 안에서 답장만 하는 에이전트는 그 영역에 닿지 못한다. 전화를 걸어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되면 사용자를 대신해 처리할 수 있는 범위는 화면 안에서 전화선 너머로 넓어진다. 전화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본인이 아니라 본인을 대신해 말하는 AI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늘어나게 되며, 본인 확인과 권한 확인이 현실적인 과제가 된다.
중요한 전화부터 전부 맡기지 말 것
써보기 전에 몇 가지 경계를 분명히 해두는 것이 좋다. 첫째, 머스크는 적용 범위나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고, 10월 25일 오전 기준으로 공식 Bot 계정에서도 추가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기능을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이미 쓸 수 있다고 단정하지 말 것. 둘째, 요약은 통화 그 자체가 아니다. 금액, 시간, 주문 번호, 상대방의 약속이 걸린 경우에는 원본 기록과 대조하거나 상대방에게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셋째, 전화 건너편 사람에게는 AI와 통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 본인 확인, 결제, 의료, 법률 같은 민감한 일일수록 처음부터 전권을 맡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일정 변경, 영업시간 문의, 재고 유무 확인처럼 되돌릴 수 있고 위험이 낮은 전화부터 시도해, 요약이 정확하고 흐름이 안정적인 것을 확인한 뒤 조금씩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