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의 AI 인프라 지출은 그동안 알려진 것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로이터가 9월 2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Anthropic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비공개 IPO 투자설명서에는 SpaceX와의 컴퓨팅 계약 상한선이 84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은 SpaceX 데이터센터 내 NVIDIA GPU 전체이며, 계약 기간은 2029년까지다.
이 금액은 SpaceX가 자체 공개한 수준을 크게 웃돈다. 올해 5월 SpaceX는 IPO 신청 서류에서 Anthropic이 Colossus 1·2 데이터센터 용량에 대해 월 12억 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기간은 2029년 5월까지, 계약 총액은 약 450억 달러라고 설명했다. 반면 Anthropic 측 투자설명서에서는 상한선이 845억 달러로, 400억 달러 가까이 많다. 양사가 최초 합의 이후 대폭 증액한 셈이다.
계약 구조도 주목할 만하다. SpaceX와의 계약 대부분은 90일 전 서면 통지만으로 해지할 수 있는 이례적인 유연성을 갖는다. 대조적으로 클라우드 대기업과의 장기 계약은 대부분 고정이다. 구글에 대한 1111억 달러는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차액을 물어야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314억 달러는 상대방의 계약 위반이 없는 한 해지 불가, 아마존에 대한 1100억 달러 역시 경직적이다. 전체적으로 Anthropic은 6개 인프라 파트너에 향후 10년간 최소 5180억 달러를 투입할 전망이며, 그중 약 80%는 용량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지급해야 하는 해지 불가 약정 또는 최저 지불액이다.
왜 이 소식이 중요한가. 첫째, 일론 머스크의 SpaceX가 AI 업계의 '컴퓨트 집주인'이 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2월 xAI를 인수한 이후 SpaceX는 100만 개가 넘는 GPU를 갖춘 Colossus 2 데이터센터를 짓는 한편, 유휴 용량을 구글·Reflection AI·Anthropic에 임대하고 있다. 둘째, Anthropic은 투자설명서에서 향후 성장이 '주로 컴퓨트 확보 가능성에 의해 제한될 것'이라고 솔직히 밝혔다. 프론티어 AI 기업에게 천장은 더 이상 알고리즘이 아니라 누가 먼저 충분한 GPU를 확보하느냐에 있다.
이 두 숫자를 읽는 법
845억 달러 계약은 두 가지 신호를 보낸다. 하나는 가격이다. AI 기업들이 컴퓨트에 지불할 의향이 있는 상한선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SpaceX 주가는 9월 29일 약 3% 상승했다. 다른 하나는 유연성이다. 지출의 대부분이 고정되는 가운데 Anthropic은 의도적으로 90일 내 해지 조항을 남겼다. 컴퓨트가 남을지 모자랄지 확신이 없으니 브레이크를 남겨 둔 것이다. 독자를 위한 결론은 명확하다. 프론티어 AI 경쟁은 '더 좋은 모델을 가진 자'에서 '더 싼 컴퓨트를 가진 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로켓도 데이터센터도 다루는 SpaceX 같은 신흥 주자가 공급 지형을 바꾸고 있다.
OpenAI도 비슷한 속도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달 초 OpenAI는 기업가치 1조 4000억 달러에 약 300억 달러의 신규 자금 조달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OpenAI, 약 300억 달러 조달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