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라클에서 빌려 쓰던 AI 연산력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버에 탑재된 구형 엔비디아 칩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단절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달 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후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왔다. 오라클 입장에서는 경고다. AI 연산력 임대 사업은 '칩만 있으면 된다'에서 '새로워야 의미가 있다'로 바뀌고 있다.
3년 빌린 연산력, 왜 지금 끊나
이 계약은 2023년에 맺어졌다. AI 버전 빙(Bing)에 쓸 연산력을 확보하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의 AI 연산력을 수년 계약으로 빌렸고, 계약 금액은 공개된 적이 없다. 3년이 지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요는 달라졌다. 모델은 커졌고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하드웨어 수준은 높아졌는데, 오라클 서버는 여전히 전 세대 엔비디아 칩을 쓰고 있다.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해당 용량이 '계속 변하는 회사의 요구에 더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논평을 거부했다.
오라클만의 일이 아니다
배경은 단일 계약보다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CoreWeave, Nscale, Nebius 등 외부 업체에 맡긴 800억 달러가 넘는 클라우드 연산력 약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소식에 오라클 주가는 한때 약 3% 하락했다. 오라클은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며, 갱신 시기가 된 용량은 기존 가격보다 20% 높은 가격에 갱신되거나 재판매됐다고 밝혔다. 두 설명은 모순되지 않는다. 구형 칩에도 사는 사람은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것은 더 새로운 것이다.
일반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 빙의 AI 기능이 이 임대 용량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중요한 것은 신호다. 클라우드 업체가 보유한 구형 GPU의 가치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고, 대형 업체들은 낡은 연산력에 계속 돈을 내기보다 직접 짓는 쪽을 택하고 있다. 같은 11월 구글은 와이오밍주에 170억 달러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새로 짓는 한편 낡은 것을 자르는 셈이다. 연산력 경쟁의 걸러내기는 엄격해지고 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800억 달러가 넘는 외부 약정이 얼마나 더 줄어들지, 오라클이 구형 칩의 새 구매자를 얼마나 찾을 수 있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