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11월 5일 네이처에 연구를 발표했다. 일반 스마트워치의 광학 심박 센서와 가속도 센서만으로 AI가 커프 보정 없이 고혈압 징후를 선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AI-PPG-ACC-HTN이라는 이 시스템은 196명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에서 임상 표준인 24시간 활동 혈압 모니터링과 비교됐고, 초기 선별에서 진료실 혈압 측정을 앞섰다. 고혈압은 흔히 '조용한 살인자'라 불리며 전 세계 환자가 10억 명을 넘고 절반 이상이 자신이 앓고 있는지 모른다. 손목시계 선별이 노리는 지점이 바로 그 공백이다.
손목시계가 혈압을 어떻게 '보는' 것인가
이 시스템은 어느 한 순간의 수축기·이완기 혈압 수치를 직접 추정하지 않고, 그 사람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고혈압 상태에 있는지를 판단한다. 방식은 두 단계다. 먼저 1차원 합성곱 신경망을 자기지도 사전 훈련으로 학습시켜 2,109명의 자원자에게서 모은 총 492,347시간의 센서 데이터로부터 15초 단위의 광전용적맥파와 가속도 파형의 특징을 배우게 한다. 그다음 같은 사람의 여러 날에 걸친 특징을 평균내어 움직임과 온도 같은 일시적 잡음을 씻어내고, 키(동맥 길이의 대리 지표)와 함께 로지스틱 회귀 분류기에 넣어 고혈압 확률 점수를 산출한다. 가속도 센서는 여기서 걸음 수만 세는 것이 아니다. 심장이 혈액을 대동맥으로 뿜어낼 때 손목에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 즉 심탄동도 신호를 포착한다.
196명 실측: 두 가지 성적 모두 진료실 측정을 앞섰다
검증은 미국 5개 장소에서 이뤄졌으며, 196명의 참가자는 알려진 심혈관 질환이 없고 혈압약도 복용하지 않았다. 초기 선별에서 스마트워치 시스템은 민감도 65.8%, 특이도 90.0%, 양성예측도 80.6%를 기록했고, 같은 비교에서 진료실 초기 선별은 민감도 55.3%, 양성예측도 77.8%에 그쳤다. 확진 검사 상황(진료실 혈압이 높았던 48명)에서는 손목시계가 민감도 78.4%, 특이도 90.9%, 양성예측도 96.7%를 기록한 반면, 진료실 재측정은 67.6%, 63.6%, 86.2%, 여러 날에 걸친 가정 측정은 89.2%, 81.8%, 94.3%였다. 다시 말해 손목시계는 초기 선별에서 진료실보다 놓치는 경우가 적고 확진에서도 더 정확하며, 전체적으로 기존 임상 절차에서 전통적인 커프 장비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
'혈압을 재는 손목시계'까지 아직 몇 걸음
다만 저자들은 이것이 초기 타당성 탐색이며 단독 진단도, 판매 중인 어떤 제품의 기능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위치는 기회 선별이다. 사용자가 원래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일상 속에서 고위험군에게 조용히 알려 정식 검사를 위해 진료소에 가도록 이끄는 것이다. 연구 성과는 이미 구글 건강 앱의 혈압 추세 기능인 Health Guardian에 활용됐다. 손목시계 혈압에 나서는 것은 구글만이 아니다. 애플워치의 고혈압 알림 역시 알림일 뿐 측정이 아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은 더 크고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검증과, 규제 당국이 이를 선별 도구로 승인할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