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는 동시에 몇 개까지 가동할 수 있을까. Epoch AI는 2026년 10월 2일 발표한 보고서 'How many AI agents could run on the AI chips shipped through 2027?'(저자 Jason Li)에서 공급 측면의 답을 제시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출하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약으로 삼으면, 전 세계 하드웨어는 약 3000만~1억 7000만 개의 프런티어 모델 에이전트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다. 2026년까지의 출하량만으로 계산하면 범위는 1600만~5600만 개다.
추정 방법: 수요가 아니라 HBM을 상한으로 본다
이 추정의 전제는 분명하다. HBM 출하량을 제약으로 삼고, 하드웨어가 전면 배치되어 전부 이 같은 에이전트 작업에 쓰인다고 가정한다. 즉 이 보고서는 '시장이 실제로 몇 개를 필요로 하는가'가 아니라 '하드웨어가 최대 몇 개까지 돌릴 수 있는가'에 답한다. 실행 비용도 작업마다 크게 다르다. Epoch가 에이전트 실행 궤적을 분석한 결과, Codex 작업은 시간당 평균 약 16~18달러, Claude Code 작업은 약 24~50달러였다. 같은 하드웨어라도 무엇을 돌리느냐에 따라 비용과 결과는 달라진다.
인력으로 환산하면: 시간은 엄청나지만 질은 별개 문제
에이전트는 주 168시간 일할 수 있어, 정규직 직원 40시간의 4.2배에 해당한다. 주간 근무 시간으로 환산하면, 2027년 출하분까지 포함한 위 동시 가동 규모는 정규직 직원 약 1억 4000만~7억 2000만 명분에 해당한다. 참고로 미국 인구는 3억 4200만 명, 지식 노동자는 약 1억 명이다. 더 효율적인 모델로 바꾸면 숫자는 더 커진다. DeepSeek V4 Pro의 서빙 벤치마크로 계산하면 같은 하드웨어에서 약 19억 개의 에이전트를 동시에 돌릴 수 있고, 그 주간 근무 시간은 80억 명분에 해당한다. 다만 보고서는 결과물의 품질이 들쭉날쭉하며, 이 비교는 오직 시간의 길이만을 센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가동 시간을 곧바로 같은 품질의 업무 성과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돈은 따라갈 수 있을까: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가능성
컴퓨팅 확장의 배경에는 계속 커지는 인프라 투자가 있고, 그 자금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Broadcom의 Anthropic 420억 달러 대출: 투자자에서 최대 고객으로, 컴퓨팅 사업의 물은 얼마나 깊은가에서 볼 수 있다. Epoch는 수요 쪽 계산도 제시했다. 중앙 추정 용량의 20%만 써도 API 가격으로 환산하면 연간 2조 6000억~5조 3000억 달러의 지출에 해당한다. 반면 모델 개발 기업의 매출은 매년 5배씩 성장하더라도 2027년 말 연환산 기준 약 1조 달러에 그친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공급 과잉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한편 에이전트를 돌리는 곳이 대형 데이터센터만은 아니다. 에이전트는 로컬 하드웨어에서도 실행할 수 있고, 데스크톱급 기기가 또 다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DGX Spark 64GB 버전 10월 23일 출시: 4999달러로 거대 모델을 데스크톱으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숫자는 미래 수요에 대한 예언이 아니라, 하드웨어 공급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한으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