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답변이 길어지는 것은 대개 모델이 너무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기 때문이다. 길이와 구조를 정해 주지 않으면 모델은 가장 안전한 길을 택해 배경, 원인, 절차, 주의 사항을 전부 펼쳐 놓고, 말을 온전히 마치려는 훈련상의 습관까지 더해져 한 문장으로 끝날 일이 작은 글 한 편이 된다. 해결책은 모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질문 안에서 분량과 순서를 먼저 고정하는 것이며, 아래 네 가지는 효과가 강한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다.
첫째: 길이를 정하고, 그다음 순서를 정하기
질문 뒤에 딱 잘라 조건을 붙인다. 예를 들어 세 문장으로만 답하기, 전체 이백 자를 넘기지 않기, 결론을 먼저 말하고 이유는 한 문장만 붙이기 같은 방식이다. 길이가 숫자가 되면 모델은 어쩔 수 없이 취사선택을 하게 되고, 군더더기가 가장 먼저 잘려 나간다. 순서도 중요하다. 결론을 먼저, 세부 사항은 마지막에라고 더하면 답이 세 번째 문단에 묻히지 않는다. 짧게 해 달라고 막연히 말하는 것은 거의 효과가 없다. 짧다는 감각이 모델과 당신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며, 숫자로 줘야 비로소 먹힌다.
둘째: 원하지 않는 것을 적어 두기
긴 답변의 절반은 정중한 도입, 질문 되풀이, 마무리 인사인 경우가 많다. 도입은 빼기, 내 질문을 반복하지 않기, 마지막에 더 필요한 게 있냐고 묻지 않기를 명시하면 이 세 가지가 사라져 분량이 대개 바로 삼분의 일 준다. 매일 같은 종류의 정보를 정리시키는 것처럼 고정된 상황이라면 이런 조건을 맞춤 지시나 설정에 저장해 두면 매번 다시 말할 필요가 없어진다.
셋째: 한 번에 하나만 묻기
질문 하나에 질문 세 개를 욱여넣으면 답변은 세 단락, 때로는 아홉 단락이 된다. 복합 질문은 나눠서 한 번에 한 가지만 묻고, 답을 본 뒤 다음 층을 이어 묻는다. 짧아질 뿐 아니라 어느 단계에서 답이 빗나갔는지도 훨씬 찾기 쉬워진다. 반대로 처음부터 충분히 펼친 긴 글이 필요하다면 이 방법을 쓰지 않으면 된다. 길고 짧음에 좋고 나쁨은 없고 맞는가 맞지 않는가만 있으며, 자료를 조사할 때는 자세한 편이 장점이다. 바꿔야 할 것은 기본 상태뿐이다.
넷째: 먼저 목차식 개요만 받기
어느 깊이가 필요한지 가늠이 안 될 때는 제목만 한 줄씩 나열하게 하고 펼치지 않게 한다. 훑어보면 정말 읽을 항목이 어디인지 알 수 있고, 그중 한두 개를 지목해 펼치게 하면 된다. 전체 읽을 양이 가장 적어지고 관심 없는 부분으로 화면이 가득 차는 일도 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계 하나를 짚어 둔다. 계약, 의료, 법률처럼 틀리면 안 되는 내용에서는 짧게 하려고 전제와 위험 안내를 생략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답변은 길어도 당연하며, 압축된 결론만 믿지 말고 먼저 대조한 뒤 사용해야 한다.